인류의 진화

어떻게 초기 인간들이 빙하기의 혹독한 환경에 적응해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로 퍼져나갔을까, 그리고 어떻게 불을 다룰 줄 알게 되어 갓 사냥한 고기를 요리했을까?

1. 호모 에렉투스

약 200만 년 전에 호모 하빌리스는 호모 에렉투스라는 새로운 종의 인간으로 진화했다. 호모 에렉투스는 호모 사피엔스인 오늘날의 우리와 훨씬 많이 닮았다. 오랫동안 전문가들은 현대 인류의 조상이 중국이나 자바에서 처음 나타났을 거라고 생각했다. 거기서 적어도 5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호모 에렉투스의 뼈가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케냐의 투르카나 호수 근처에 있는 늪에서 약 180만 년 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 열 살짜리 남자아이가 발견된 덕분에 소년이 호모 하빌리스가 모두 자취를 감출 무렵에 아프리카에서 처음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투르카나 소년은 1984년에 아프리카에 사는 영국 고생물학자 리처드 리키가 이끄는 화석 사냥꾼 팀에게 발견되었다. 그것을 발견하고 얼마 안 되어 리키는 ‘소년의 뼈를 공들여 발굴했더니 인간이 되기 직전의 종이 나타났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우리는 아프리카인을 하나의 조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상은 이 소년과 같은 종이다’라고 했다.

투르카나 소년은 살았을 때 피부가 검고 땀을 많이 흘렸다. 소년과 같은 호모 에렉투스는 아프리카의 뜨거운 열기에 머리카락을 잃었고, 이는 곧 털이 필요 없었다는 말이다. 검은 피부와 땀샘은 이 초기 인간들이 아프리카 초원의 뜨겁고 건조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었다. 

소년은 조상인 호모 하빌리스와 달리 코가 길게 튀어나왔고, 이것 또한 피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되었다. 소년의 골반은 소년이 직립보행을 했음을 보여주고, 소년의 두개골은 크기가 눈에 띄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그것이 1100cc나 되어, 호모 하빌리스보다 거의 두배나 컸다. 그런데 뇌가 크면 식량이 더 필요하다. 걸핏하면 굶주린 치타나 갑자기 덤벼드는 사자에게 희생되고는 했던 진화상의 조상과 달리 호모 에렉투스는 창을 만든 최초의 인간이었다. 들짐승들과 겨루어도 거의 언제나 이겼다.

2. 불의 사용

호모 에렉투스는 어떤 야생 동물보다는 유리한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손과 뇌, 그리고 무엇보다도 불을 다룰 줄 아는 것이었다. 불을 다룰 줄 안다는 것은 그의 조상들을 몸시 괴롭혔던 큰 동물들을 겁을 주어 쫓아버리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며, 그것은 또한 호모 에렉투스가 세계 최초의 요리사가 되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7만 년 전 멸종되기 훨씬 전부터 이 초기 인간들은 요리를 해서 먹으면 날고기를 먹을 때보다 에너지를 빨리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요리를 하면 소화되는 시간도 짧아진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거의 150만 년 전에 인간이 모닥불을 피운 잔해가 발견되었다. 불을 피우면 흙이 자기를 띠어 인간이 불을 피웠다는 숨길 수 없는 증거가 남는다. 그런데 누가 인간에게 불을 피우는 것을 가르쳐주었을까? 인간은 어떻게 불을 다룰 줄 알게 되었을까? 

고대 그리스인의 신화에 따르면 티탄족이었던 프로메테우스가 회향나무 가지를 들고 가서 신에게서 몰래 불을 훔쳐 가지고 내려왔다고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그 죄로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신들의 왕 제우스가 그 사실을 알고 프로메테우스를 바위에 묶어두고 날마다 독수리를 보내 그의 간을 쏘아 먹도록 했던 것이다. 그의 간은 독수리가 돌아와 다시 쪼아 먹을수 있도록 매일 밤 다시 자랐다.

제우스는 불을 다룰 줄 알게 된 인간에게도 복수를 했다. 제우스는 판도라라는 어여쁜 여자를 상자와 함게 지상으로 내려 보내며 절대 상자를 열지 말라고 했다. 물론 판도라는 유혹에 못 이겨 상자를 열었고, 결국 인간은 영원히 고통과 절망에 신음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3. 언어의 사용

그러나 화석 증거는 호모 에렉투스가 돌을 사용해 불을 피우는 요령을 습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5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불에 그은 부싯돌 조각이 그들의 야영지 여러 군데서 발견되었다. 

호모 에렉투스는 100명가량이 무리지어 살며 날카롭게 간 부싯돌을 이용해 함께 사냥했다. 이들은 피 냄새가 나는 곳이면 어디든지 쫓아가서 야생 동물을 붙잡거나 덫을 놓아 잡았다. 이들이 만든 도구는 호모 하빌리스가 처음 만든 것들보다 훨씬 정교했다.

가장 큰 차이는 도끼를 양날 모두 날카롭게 만든 것이다. 이 ‘양면 석기‘는 그 전 시대의 것보다 네 배나 성능이 좋았고, 나무를 자르고 뿌리를 파내고 사냥한 동물에서 고기를 발라내고 가죽을 벗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호모 에렉투스는 을 할 수 있었을까? 과학자들은 투르카나 소년의 뼈를 보면 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말을 하려면 호흡을 조절해야 하는데 그러는 데 필요한 복잡한 신경계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척추의 신경 구멍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종류의 몸짓 언어나 오늘날 십대들이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간단히 줄여서 쓰는 말 같은 것을 개발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들은 휴대용 도구와 보호해야 할 공동체, 그리고 불의 마력이 있었기에 식량을 얻기 위해 필요하면 어디든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호모 에렉투스는 아프리카 외부의 삶을 찾아나선 최초의 인간, 인류 최초의 이주민, 아프리카의 마르코 폴로였다.

4. 호모 하이델베르켄시스

지구의 대륙들이 거의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정렬되어 그때도 지금처럼 육로로 아프리카에서 중동을 거쳐 남아시아와 인도, 중국으로 가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자동차나 배, 비행기는 물론 길도 없던 시절에 석기 시대 사람들이 정말로 그 먼 길을 갈 수 있었을까? 우리 대부분과 달리 그들에게는 한 가지 크게 유리한 점이 있었다. 그들은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저우커우텐의 산딩동화석은 중국의 동해안에서 발견되었다. 1927년에 여기서 40명이나 되는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것들은 약 4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안타갑게도 없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직전에 안전하게 보관하려고 숨겨놓았다가 1941년에 전쟁이 끝날 때까지 미국에 두려고 잘 싸서 보냈는데, 그후로 행방이 묘연하다. 1945년에 일본 병원선 아와마루 호에 있다가 물에 잠겼다는 설도 있다. 

호모 에렉투스는 평균 30년 정도 살았다. 그리고 아무리 느긋하게, 예를 들면 1년에 10마일씩 걸어갔어도 600년이면 아프리카에서 중국까지 6천 마일에 이르는 땅을 가로질러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약 30세대에 해당한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 180만 년 전의 것이고 저우커우텐에서 발굴된 것이 40만 년밖에 안 되었으니, 그들은 충분히 아프리카에서 중국까지 갈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초기 인간은 호모 에렉투스 시대부터 살기 좋은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대륙을 돌아다녔다. 영국에 인간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최초의 증거는 70만 년 전의 것이다. 서섹스 주에서 발견된 인간 두개골인 복스그로브 사람은 호모 하이델베르켄시스로 알려진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으로, 약 50만 년 전에 살았다. 

호모 에렉투스가 아시아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을 때는 날씨가 많이 나빠졌다. 빙하기가 시작되면서 차가운 냉기로 인해 빙하가 내려와 대륙을 덮었기 때문이다. 아주 멀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던 호모 에렉투스에게는 그런 추운 날씨가 큰 문제였다. 불의 마력도 한 번에 수천 년식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덮쳤던 아주 차가운 기온에서는 생존을 충분히 보장해주지 못했다

5. 네안데르탈인

1857년에 독일 북부의 뒤셀도르프 근처에서 일하던 채석장 노동자들이 네안데르 계곡에서 사람 뼈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의 발견으로 동식물학자들은 처음으로 우리 호모 사피엔스 전에 여러 종의 인간이 있었을지도 모르며 인간이 유인원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그들이 몰랐던 것은 유전적으로 우리 인간이 사실은 바로 유인원과의 한 갈래라는 사실이었다.

그후로도 많은 네안데르탈인 유적지에서 유골이 발견되었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약 35만 년 전의 것이며, 이는 곧 아주 오랫동안 동시에 여러 종의 인간이 살았다는 말이 된다. 약 7만 년 전까지는 말이다. 이때 호모 에렉투스 계열이 사라졌고, 이는 아마 기후가 변하고 또 하나의 강력한 종인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탓이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기간에 호모 에렉투스, 호모 에르가스테르,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로데시엔시스 이렇게 적어도 다섯 종의 인간이 지구에 살았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은 종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과학자들은 여전히 그 5종 가운데 일부는 독립된 종인지 아종인지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싸웠을까? 이들은 함께 살았을까? 저마다 다른 공동체에서 살았을까? 이들은 이종교배를 했을까? 이들은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이모든 것에 관해서는 아직도 많은 이견과 혼란이 있다. 그래도 확실해 보이는 것은 호모 에렉투스가 약 17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이주하자 세계 곳곳에서 여러 종의 인간이 진화되어 나왔다는 것, 그리고 지리적 차이와 기후의 차이가 작지만 의미 있는 진화상의 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 종들은 많이 섞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때는 세상에 인간이 아주 적었기 때문이다. 아마 유럽과 아시아 대륙 전체에 100만 명 정도가 퍼져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두 대륙에 40억 이상이 사는데 말이다.

6. 도구의 사용

네안데르탈인은 약 35만 년 전에 아시아에 처음 나타났고, 날씨가 허락하자 북쪽과 서쪽으로 퍼져 유럽으로 들어갔고, 나중에는 영국까지 건너갔다. 영국에서는 토키에 있는 켄스동물에서 3만5천 년 전의 것으로 밝혀진 턱뼈의 유해가 발견되었다.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현생인류의 뇌보다 아주 크지는 않아도 결코 작지 않다. 네안데르탈인은 또 우리보다 털이 많고 키는 대개 작았지만 우리처럼 직립보행을 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우리보다 강했다.

코가 뭉툭하고 이마가 눈썹 위로 튀어나왔다. 이런 것들은 거의 모두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 이 초기 인간의 표면적을 줄여 혹독하게 추운 빙하기에 보온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도구를 아주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 최근의 고고학적 증거는 이들의 손이 우리 손보다 민첩했으면 민첩했지 덜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네안데르탈인의 도구가 발견된 곳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르무스티에라는 곳이다.

1909년에 거기서 고고학자들은 거의 완벽한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을 발견했다. 4만5천 년도 안 된 것이었다. 고고학자들은 그곳에서 두개골과 함게 솜씨 있게 다듬어진 날카로운 석기도 수백 점 발견했다.

네안데르탈인은 그 가운데 일부는 무기로 썼다. 그들의 창은 던지도록 되어 있지 않아 찌르고 때리는 데 썼다. 석기는 그들이 썩 괜찮은 쉼터를 짓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인간 최초의 집이었다.

그들은 또 최초로 죽은 사람을 묻은 것으로도 알려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다음 생으로 갈 수 있도록 묘에 장식을 남겼다. 이는 분명히 그들이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쩌면 종교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를 발전시켰다.

7. 언어 능력

아마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발견은 1995년에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의 화석 수집가 이반 투르크 박사가 네안데르탈인의 집에 있던 벽난로 옆에서 발굴한 것이다. 그는 속이 빈 곰뼈에 한 줄로 구멍이 여러 개 난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세상에 알려진 악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의 파편일 수도 있었다. 네안데르탈인의 플루트 말이다.

이 선사시대의 피리로 그들은 무슨 곡을 연주했을까? 말하기 어렵다. 일부밖에 남지 않아 전체는 얼마나 오래되고 원래는 구멍이 몇 개나 있었는지 아무도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연구자들은 그것으로 반음 낮춘 3음으로 오늘날 들으면 단조나 우울한 곡조로 들렸음직한 것을 연주했을 거라고 믿는다.

1983년에 이스라엘에 있는 한 동굴에서 현생인류의 설골과 거의 동일한 네안데르탈인의 뼈가 발견되었다. 설골은 우리의 혀를 목과 연결시키는 뼈다. 그렇다면 이는 곧 네안데르탈인이 거의 틀림없이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는 말이 된다. 네안데르탈인은 또 루시와 달리 척추에서 혀를 조절하는 신경이 들어가는 구멍의 크기도 현생인류와 거의 같다. 이는 그들이 광범위한 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말이다.

음악과 의식, 무기, 도구, 대화는 지능과 두뇌, 문화가 있고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인간의 것들이다. 네안데르탈인은 빙하기에 동굴에서 힘들게 살면서도 그것을 충분이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크고 건장했겠지만, 그들이 우리보다 짐승 같았다고 말해주는 것은하나도 없다.

이 강하고 총명하고 환경에 잘 적응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을 알려면 우리는 바로 우리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