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생명의 출현 – 꽃

어떻게 지구 최초의 꽃들이 날개 달린 새들과 함께 번성하고, 새로운 사회적 곤충들이 자연 최최의 문명을 건설했을까?

1. 꽃 화석의 발견

찰스 다윈은 1879년에 식물학자인 친구 조셉 후커에게 보낸 편지에서 꽃이 피는 식물들이 화석 기록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썼다. 이것들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이 문제를 그럴듯하게 설명한 사람은 없다. 생명의 재료가 운석을 타고 외계에서 지구로 왔다는 좀 엉뚱한 이론과 달리 꽃도 그랬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약 1억3천만 년 전에 세계 최초의 꽃 화석들이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백악기 초기 공룡은 여전히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하나의 거대한 대륙 판게아는 두 개의 거대한 땅덩어리로 갈라지는 과정에 있어, 북쪽으로 이동하는 로라시아 대륙과 남쪽으로 이동하는 곤드와나 대륙 사이에 드넓은 바다, 테티스 해가 생기고 있었다.

어떤 전문가들은 꽃이 1억3천만 년 전쯤이 아니라 그보다 수백만 년 전인 2억5천만 년 전에 나타났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오래된 화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또 어떤 전문가들은 몇 단계의 진화가 빠른 속도로 잇따라 일어나 꽃들이 암석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꽃이 약 1억3천만 년 전에 나타난 사실은 분명하며, 아직은 꽃이 그보다 오래전에 살았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

2. 꽃을 통한 번식

꽃이 피는 풀과 나무는 지구의 생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만일 꽃이 피는 풀과 나무가 없었다면 오늘날 생물은 정말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인간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먹는 음식의 75퍼센트 이상이 꽃이 피는 풀과 나무에서 나온다. 지구는 더 이상 끊임없이 이어지는 갈색과 녹색, 청색에 지배되지 않았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빨강, 노랑, 주황, 자주, 분홍 꽃이 폈다.

은 많은 풀과 나무가 번식하기 위해 쓰는 강력한 장치다. 꽃을 통해 그것들은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다. 진화는 첫 번째 꽃들이 나타났을 때 최절정에 이르렀을 것이다. 진화가 수정을 돕고 씨를 퍼뜨리기 위해 생각해낸 이 장치야말로 가장 눈부신 설계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많은 풀과 나무는 오래된 나무들이 가장 잘 아는 전략, 이미 시도해보고 시험해봤기에 믿을 만한 전략을 써서 수정을 하고 씨를 퍼뜨렸다. 친구를 만들려고 온갖 노력을 다한 것이다.

꽃은 많은 풀과 나무가 지구 방방곡곡으로 퍼질 수 있도록 도와줄 많은 우군을 모을 수 있도록 했다. 어쩌면 꿀벌과 나방, 나비 같은 나는 곤충이 이렇게 꽃이 피었을 때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도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3. 공진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꽃이 먼저냐 호박벌이 먼저냐 하는 문제는 훨씬 어렵다. 그러나 아마 둘이 함께 진화했다고 보는 게 가장 맞을 것이다. 이것을 공진화라고 하는데, 꽃에게 벌이 필요한 만큼이나 벌에게도 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꽃과 벌은 서로 상대방이 더 잘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개발했다. 둘 다 협력하면 얻을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한쪽은 먹을 것을 제공하고 한쪽은 운송 수단을 제공한 것이다.

암꽃과 수꽃의 유전자는 딱정벌레나 꿀벌 같은 꽃가루 매개자의 도움으로 자기들만의 독특한 유전자 정보를 지닌 새로운 씨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꽃은 이제 아주 다양한 보상책을 마련해 육지와 하늘에 사는 동물들이 꽃가루와 씨를 다른 곳으로 실어가도록 했다.

열매는 꽃에서 암컷에 해당하는 부분, 즉 씨방이다. 씨방은 수정이 되면 모양과 형태를 바꾸어 씨가 흩어지기 쉽도록 해준다. 이 씨들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기도 하고 물에 실려 가기도 하고 동물의 털에 달라붙어서 먼 길을 가기도 한다. 그래서 부드러운 솜털이 달린 흰 낙하산 같은 민들레 홀씨는 열매다.떡갈나무의 도토리나 가시 돋친 밤송이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것 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인 운송 수단은 바로 먹을 수 있게 되는 음식에 씨를 묻은 것이다. 그러면 동물이 지나가다가 한 입 먹고 하루나 이틀 소화시킨 다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똥을 눠 소화되지 않은 씨를 여기저기에 퍼뜨릴 것이고, 씨가 자랄 수 있도록 선물로 거름까지 선사할 것이다. 씨는 아주 강하게 만들어졌다. 씨는 속이 뒤집힐 정도로 불쾌한 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4. 씨의 이동

물론 모든 열매가 이런 식으로 먹히는 방식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코코야자나무 같은 나무들은 커다란 씨가 물 위에 떠서 이쪽 해안에서 저쪽 해안까지 수천 마일을 떠내려가도록 하는 전략을 개발했다. 열매가 폭죽처럼 터져 씨가 사방으로 수백 미터까지 퍼지는 샌드박스트리라는 별난 나무도 있다.

목화 열매는 씨를 퍼뜨리는 방법으로 동물의 살갗에 달라붙는 섬유질을 만들어낸. 견과류겨울 식량을 비축해두는 동물들이 멀리 가지고 가서 먹을 수 있게 된 씨다. 이런 동물은 거의 언제나 일부는 먹지 않고 남겨, 씨들이 새로운 곳에서 싹을 틔울 수 있게 해준다.

열매 이전에는 바람이 있었다. 바람은 자연이 꽃가루를 퍼뜨리고 씨와 홀씨를 흩뜨리는 가장 전통적 방법이다. 그러나 지금도 바람은 많은 꽃이 선호하는 방법이며, 특히 풀들이 그렇다. 

민들레는 아주 작은 낙하산처럼 생긴 홀씨가 산들바람을 타고 날아가고, 유럽 단풍나무도 씨에 달린 헬리콥터 같은 날개가 바람을 타기에 좋게 생겼다. 바람을 이용해 수분을 하고 씨를 퍼뜨리는 꽃들은 동물이나 곤충을 유혹할 필요가 없어 애써 눈에 띄게 큰 꽃을 피우지 않는다. 이런 꽃들은 꽃잎을 작고 수수하게 만들어 에너지를 아낀다.

5. 생존을 위한 변화

백악기에는 외떡잎식물이라는 중요한 식물군이 새롭게 나타났다. 쌍떡잎식물인 대부분의 다른 식물과 달리 외떡잎식물은 거꾸로 자라는 기발한 술책을 생각해냈다. 외떡잎식물의 잎은, 가장 파릇파릇하고 가장 어린 순이 언제나 가지 끝에서 나는 침엽수처럼 새로 자라는 부분이 잎의 끝에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가운데 있고 대개는 숨어있는 눈에서 자라나온다. 

이런 새로운 설계는 즉각 성공을 거두었다. 공룡이 지나가다 잎을 뜯어먹어도 가장 최근에 자란 부분은 바닥에 안전하게 숨어 있어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은 이런 설계를 이용해 동물이 뜯어먹어도 금방 원상을 회복하는 외떡잎식물이다.

사실 풀은 오히려 동물이 뜯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 줄기가 강해지면서도 새롭게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이 훼손되지 않기 때문이다. 풀은 끝눈이라고 하는 잎눈이 늘 땅 밑에 있어 동물이나 다른 것들로부터 아무런 해를 입지 않는다.

이런 설계가 거둔 성공은 눈부셨다. 이제 풀밭은 다른 식물이 지구의 표면을 덮은 면적을 모두 합한 것만큼이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게 되었다. 백악기 말기에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나무도 나타났다.

그 전에 나타난 소철이나 침엽수와 달리 외떡잎식물인 야자나무는 비늘에 덮인 두꺼운 줄기 꼭대기에 있는 눈에서 새싹이 자라난다. 오늘날 살아 있는 야자나무는 그 종류가 2600종이 넘는다. 

가장 오래된 야자나무 화석은 니파야자의 화석으로 약 1억1200만 년 전의 것이다. 이것은 좀 특별한데, 왜나하면 줄기와 뿌리가 습지나 강변에 가라앉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번식하는 방법도 기발하다. 수영하는 나무인 이 나파야자는 뿌리로 한데 뭉쳐 있다가 조류와 물살을 이용해 흩어져 동물 몇 마리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섬이 되고, 이것에 실린 동물들은 이것을 뗏목 삼아 이리저리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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