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사회

어떻게 무서운 도마뱀류가 남극에서 북극가지 온 세상으로 퍼져 육상생물을 지배했을까? 그리고 어떻게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로 멸종하고 말았을까?

1. 페름기의 대재앙

페름기의 대재앙으로 지구상에 존재한 종들 가운데 열에 아홉이 멸종되었다. 이 무시무시한 재앙이 휩쓸고 간 뒤에 가장 성공한 종은 쓰레기를 치우고 재활용하는 자연의 성실한 청소부 진균류였다. 역사는 정말 힘든 시기가 되면 작은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 곤충과 박테리아, 진균류처럼 말이다. 한동안 지구는 이들의 차지였다.

이것들은 거의 생명이 없는 뜨겁고 메마른 땅에 산더미처럼 쌓여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죽은 나무들을 먹고 살았다. 암석에 기록된 증거들은 이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시대의 화석은 거의 모두 진균류다.

바다 생물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물고기와 절지동물은 스무종에 한 종 정도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삼엽충과 광익류, 많은 종류의 산호와 아주 작은 플랑크톤을 비롯해 다른 것은 모두 죽었다. 육지도 거의 바다 못지않았다. 육상생물 가운데 약 75퍼센트가 사라졌다. 여기에는 큰 양서류와 볼소버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거대한 잠자리도 포함되었다.

파충류도 사정은 거의 마찬가지였다. 멋진 돛을 단 디메트로돈도 재앙을 피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사실 포유류처럼 생긴 파충류는 통틀어 한 종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리스트로사우루스였다. 어떻게 리스트로사우루스가 페름기의 대멸종이라는 엄청난 외상을 견디고 살아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수백만 년 동안 그것은 판게아 전체에서 번성했다.

트라이아스기 초기로 불리는 2억3천만 년 전에 어떤 다른 척추동물이 살아 있었다는 기록은 거의 없다. 1970년대에 아프리카와 인도, 중국, 남극에서 리스트로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마침내 베게너의 판구조론이 옳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2. 최초의 공룡

몇 세대를 지나는 동안 리스트로사우루스는 한충 포유류와 닮은 트리낙소돈으로 진화했다. 크기가 고양이만 한 이 동물은 곤충과 작은 동물을 먹었으며, 원시적 형태의 털로 덮여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은 또 따뜻한 피가 흘러 밤이고 낮이고 거의 어느 때나 먹이를 먹고 사냥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어쩌면 지구 역사상 최초로 새끼를 돌본 동물 가운데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어 대멸종으로 황무지가 된 모래밭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육상 파충류가 나왔다. 이것은 그때까지 지구를 밟은 그 어떤 생물보다도 무시무시한 지배 세력이 되었다. 공룡은 육지에 사는 파충류였다. 이것은 앞다리의 팔꿈치 관절은 뒤쪽으로 꺾이고 뒷다리의 무릎 관절은 앞으로 꺾이도록 되어 있었고, 엉덩이는 이것들 가운데 많은 것이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들은 대부분이 컸다. 오늘날 현대 포유류의 평균 몸무게가 864그램인데, 공룡은 평균 몸무게가 850킬로그램이나 되었다.

지금까지 500종이 넘는 공룡이 확인되었지만, 전문가들은 거의 2천 종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들은 두 발로, 어떤 것들은 네 발로 걸어다녔다. 어떤 것들은 풀을 먹었고, 어떤 것들은 다른 동물을 먹었으며, 어떤 것들은 두 가지 모두 먹었다.

최초로 알려진 공룡은 프로사우로포드였다. 이것들은 초식동물이고, 길이가 10미터까지 자랄 수 있었으며, 머리가 작고 목이 엄청 길었다. 대개 네 발로 걸어다녔지만, 때로는 두 발로만 나무에 기어올라 나무 꼭대기에 있는 것을 갉아먹었다.

3. 공룡화석의 발견

기디언 맨텔은 공룡 뼈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다. 의사이자 아마추어 화석 사냥꾼이었던 그는 1822년에 눈에 띄게 커다란 이를 여러개 발견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무소의 뿔일 거라고 말했지만 맨텔은 이빨의 크기로 이 동물의 길이가 적어도 18미터는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몇 년에 걸친 논쟁 끝에 맨텔의 이는 결국 과거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동물의 것임을 인정받았다. 맨텔은 그것이 무척 큰 현대의 이구아나처럼 생겼을 거라고 생각해 그것을 이구아노돈이라고 불렀다. 맨텔의 발견으로 사람들은 처음으로 지구가 한때는 지금은 멸종된 거대한 괴물들에게 지배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에 화석 광풍이 불었다. 그 중에서도 광풍이 가장 거셌던 곳은 미국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고용되고, 노새와 도끼, 삽, 다이너마이트가 동원되었다. 사람들은 미국의 황무지에 있는 동굴과 채석장, 산허리로 깊숙이 들여보내 바위를 폭파하고 미친 듯이 공룡의 유해를 찾도록 했다. 덕분에 1897년에 미국에 알려진 공룡 화석의 수가 9개에서 150여 개로 껑충 뛰었다. 

4.  공룡의 번성기

페름기의 대멸종 전에 번성했던 디메트로돈과 마찬가지로 공룡들은 말 그대로 북극에서 남극까지 걸어다닐 수 있었던 시대에 살았기에 그렇게 번성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지구의 대륙들이 판게아라는 하나의 거대한 땅덩어리가 된 덕분에 이 시대에 육지에서 가장 강력했던 동물은 어느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막강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를 얻었던 것이다. 그들 앞에는 드넓은 바다 같은 자연의 장애물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성공으로 육지에 사는 다른 생물들의 다양성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공룡은 지구 역사상 최초로 걸을 때나 뛸 때, 전력 질주할 때나 껑충껑충 뛸 때 늘 몸통 아래 다리를 똑바로 둘 수 있었던 동물이다. 이는 곧 많은 공룡이 네 다리로 똑바로 서서 걸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어쩌면 이것이 공룡이 성공을 거두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요인일지도 모른다. 완전히 선 자세를 하는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크게 자라고 더 멀리 움직이고 더 빨리 걸을 수 있어, 다양한 체형과 생활방식을 발달시킬 수 있었다.

가장 큰 공룡들 가운데 일부는 디플로도쿠스 같은 용각류였다. 네 발을 모두 써서 걸을 수 있었던 용각류는 길이가 27.5미터까지 자라고 몸무게가 11톤까지 나갔다. 이들의 생존 전략은 단순했다. 다른 동물들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자라는 것이었다. 어떤 동물도 자기를 죽일 수 있을 정도로 크거나 강하지 않도록 말이다. 그래서 이들은 성공했다.

1994년에 포르투칼에서 진흙투성이인 아주 오래된 강어귀에서 용각류가 걸아간 자국이 147미터나 화석으로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은 이 거대한 발자국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걸었는지를 확인했다. 이들은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몸이 바닥에 끌리지 않도록 긴 꼬리를 들어올려 한층 쉽게 걸을 수 있었던 것이다. 

5.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지구를 활보했던 짐승들 가운데 가장 강했던 것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이것은 수각류에 속했고, 수각류는 원래 현재의 북아메리카 서부에서 살았다.

T-렉스는 두 발로 걸었고, 거대한 두개골을 가지고 있었으며, 길고 무거운 꼬리로 몸의 균형을 유지했다. 손에는 손가락이 두 개밖에 없었고, 거대한 다리와 꼬리에 비해 팔뚝은 아주 짧았다.

T-렉스는 매우 큰 공룡이었다. 길이가 12미터에 이르고 몸무게가 현대의 코끼리만큼이나 나갔다. 죽은 시체 혹은 살아 있는 먹이를 먹었는데, 어쩌면 둘 다 먹었을 수도 있다.

턱이 사자보다 여덟 배 이상 강해, 말 그대로 뼈를 가루로 만들어 안에 있는 골수를 빼먹을 수 있었다. 이빨은 상어 이빨 같았고, 일생에 한 번 이를 가는 인간과 달리 평생 계속 이를 갈았다.

현재 가장 완벽한 T-렉스의 골격은 1990년에 발견되었다. 높이가 약4미터에 이르고 길이가 13미터나 된다. 이 화석을 발견한 모리스 윌리엄스는 그것을 경매로 760만 달러에 팔았다.

6. 사회공동체

공룡의 대다수는 지구에서 최초로 강력한 사회 공동체를 이룬 평화로운 초식동물이었다.공룡의 무리, 공룡의 떼, 공룡의 가족이 아주 흔했다. 많은 화석이 와이트 섬세서 모래 수렁에 바져 죽은 공룡 화석처럼 무리를 지어 죽은 곳에서 발견되었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모든 연령대와 크리의 초식 공룡이 300마리 이상 묻혀 있는 거대한 무덤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깊은 강을 건너려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떼죽음을 당했다. 미국 몬태나 주에서는 훨씬 큰 무리가 발견되었다. 적어도 1만 마리 이상인 이 공룡들은 화산 가스에 중독되어 재에 묻혔다. 화석이 된 이들의 뼈는 1마일 이상 길게 직선으로 펼쳐져 있었다.

이 가운데 많은 것은 하드로사우르였다. 하드로사우르는 머리 위에 이상하게 생긴 볏 같은 것이 불쑥 튀어나왔는데, 전문가들은 하드로사우르가 종마다 그것이 조금씩 달라 그것을 시각적 단서로 삼아 종족을 쉽게 확인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을 소리를 내는 데 썼다는 증거도 있다. 하드로사우르는 속이 빈 긴 관을 통해 공기를 불어넣어 낫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이 같은 원시적 형태의 의사소통은 누가 공격하려고 접근해 오면 무리에 경고를 하는 데 아주 유용했을 것이다.

7. 가족 단위의 기원

화석 전문가 잭 호너 박사는 공룡들이 어떻게 함께 살았는지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1970년대 중반에 자신의 팀과 함께 몬태나에서 화석을 찾다가 미국에서 최초로 공룡의 둥지였던 곳을 발견한 것이다. 

이들은 공룡의 알도 많이 발견했지만 화석이 된 태아의 유골도 발견했다. 이들은 이 공룡들을 마이아사우라라고 불렀다. 마이아사우라는 철마다 같은 번식지로 돌아가 옛 둥지를 새로 꾸몄다. 이들은 무리지어 살며 새끼가 자라 스스로 가족을 꾸릴 수 있을 때까지 함께 돌보았다. 의심할 여지없이 가족 단위의 기원은 여기에 있었을 것이다.

이 시대에는 공룡처럼 생긴 동물도 다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살았다. 특히 날개가 달린 익룡은 선사시대 하늘을 지배한 거대한 파충류였다. 이들 가운데 하나는 지금까지 산 모든 생물 가운데 날개폭이 가장 큰 것으로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익룡의 날개는 폭이 거의 20미터에 이르러,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전투기였던 스피트화이어의 날개만큼이나 컸다.

8. 바다로의 회기

파도치는 물결 아래서 더 나은 삶을 찾으려고 바다로 되돌아간 파충류들도 있었다. 어떤 파충류가 제일 먼저 육지를 떠나기로 결정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약 2억9천만 년 전, 그러니까 공룡이 처음 나타나기 바로 전에 어룡들이 바다에서 살고 있었다. 어룡들은 공기 호흡을 하러 수면으로 올라왔다가 물속으로 깊이 잠수해 밑에서 먹이를 찾았다

이들은 최초로 몸속에서 새끼를 낳은 것으로 알려진 동물이다. 바로 오늘날의 포유류처럼 말이다. 몸속에서 자라는 태아까지 완벽하게 발견된 화석도 있었다. 앞서 육상생활에 걸맞게 진화했던 이들의 다리는 이제 빠르게 헤엄치고 깊이 잠수하기에 좋은 지느러미와 지느러미 모양의 발로 다시 진화했다. 수백만 년 뒤에 바로 이 같은 방식으로 돌고래와 고래도 육상생활을 포기하고 다시 바다에서의 삶에 적응했다. 진화는 직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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