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멸종의 생존자

어떻게 쉼 없이 움직이는 지구의 지각 판들이 충돌해 하나의 거대한 대륙을 만들어 새로운 생명체들이 나타나고 지구 최초로 육상생물이 대량 멸종하는 일이 일어났을까?

1. 틱탈릭의 화석

공룡은 트라이아스기부터 쥐라기를 거쳐 백악기까지 1억8천만 년 동안 지구를 지배했다. 그러나 모든 제국처럼 공룡의 제국도 결국은 종말을 맞이했다. 약 6500만 년 전에 공룡의 세상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그야말로 눈 깜박할 사이에 이 강력한 지배자들이 수수께끼처럼 느닷없이 지구상에서 모두 사라졌다. 

틱탈릭의 화석은 2004년에 캐나다에 있는 엘즈미어 섬에서 발견되었다. ‘이행기’ 화석으로 알려진 것을 대표하는 이 화석은 서로 다른 두 종의 특징을 보여준다. 하나는 나뭇잎처럼 납작한 타원형의 지느러미가 있는 물고기이고, 하나는 사지동물로 막 진화하려는 물고기다. 틱탈릭은 약 3억7500만 년 전에 살았다. 바로 데본기 말기, 초기 식물과 이끼류가 해변 근처에서 사는 생활에 적응하던 때다. 이 생물은 최초로 어깨와 팔꿈치, 손목이 있는 진짜 팔이 발달해, 몸을 육지로 끌어올리거나 얕은 습지를 건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틱탈릭은 길이가 약 3미터까지 자랐다. 사냥하기 좋게 날카로운 이가 있었고, 여느 물고기와 달리 머리를 이쪽저쪽으로 돌려 먹이를 찾고 위험을 경계할 수 있었다. 아마도 세계 최초의 목이었을 것을 가지고 말이다. 두개골은 오늘날의 악어처럼 납작했고, 정수리에 큰 눈이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이것을 보면 아마도 작은 냇물이나 호수, 얕은 늪에서 물 바로 밑에 숨어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을 것이다.

2. 사지동물의 시초

그로부터 수백만 년 뒤에 우리는 거의 발음하기가 불가능한 익티오스테가를 만나게 되는데, 이것은 약 3억5700만 년 전에서 3억6200만 년 전 사이에 살았다. 이 육지를 사랑한 동물은 길이가 약 1.5미터에 이르렀고, 발마다 발가락이 일곱 개 있었다.

이것은 최초의 진정한 사지동물 가운데 하나였고, 따라서 분명 이제는 물고기가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도 사지동물의 하나니 말할 것도 없이 이것도 우리의 조상 가운데 하나다.

새끼 익티오스테가는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몸집이 큰 부모들 보다 육상생활을 하기에 더 알맞았다. 작아서 쉽게 해변에 오를 수도 있고 돌아다니면서 무거운 큰 몸뚱이를 끌고 다닐 필요도 없었다. 육지에 있으면 바다에 있는 것보다 안전하기도 했다. 육지에는 먹을 것도 많고 바다에 비해 큰 포식자도 적었기 때문이다.

세대가 지날수록 이 어린 것들은 뭍에 나와 물가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익티오스테가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육지에서 느리게 뒤뚱뒤뚱 걸어다닌 물고기와 최초로 육지에서 사는 데 성공한 동물을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하는 양서류이기 때문이다.

3. 양서류의 번성

어류에서 양서류로의 이행은 약 3억4천만 년 전에 양서류 가운데 최초로 알려진 템노스폰딜리가 진화해 나오면서 마침내 완성되었다. 이것들은 다 자란 악어만큼 크거나 영원만큼 작았다.

에리옵스는 좋은 예이며, 이것은 약 2억7천만 년 전에 화석 기록에 처음 나타났다. 몸이 뚱뚱하고 넓은 갈비뼈가 있었으며, 길이가 1.5미터까지 자라고, 자기 몸무게에 눌려 주저앉지 않도록 강한 등뼈를 가지고 있었다.

양서류는 오랫동안 육지를 지배했다. 한때는 지구에서 가장 크고 가장 사나운 생물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약점이 있었다. 알을 낳아 번식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물에서 가까운 곳에서 살아야 했다.

가뭄이 심하거나 날씨가 너무 건조하면 알을 낳는 것이 큰문제가 될 수 있었다. 이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큰 문제가 되었는데, 점점 지구의 지각 판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대륙이 되었기 때문이다.

1년에 5~10센티미터씩 움직인다고 하면 느려 보여도 100만 년이 지나면 대륙이 거의 100킬로미터를 움직일 것이고, 1억 년이 지나면 그것이 1만 킬로미터가 된다. 지구를 4분의1바퀴 도는 거리다. 이는 왜 2억5천만에서 3억 년 전 사이에 육상생물이 급격한 변화를 겪었는지를 설명해준다.

4. 파충류의 번식

먼저 땅덩어리들이 한데 모여 바다까지의 거리가 점차 멀어지면서 날이 많이 뜨거워지고 건조해졌다. 양서류는 새끼를 낳으려면 물가로 이주해야 하므로 해변이나 큰 호수가 있는 곳에서만 살았다.

따라서 만일 어떤 생물이 물에서 수십 킬로미터나 수백 킬로키터 또는 수천 킬로미터까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면, 그 생물이 다른 모든 생물을 마음대로 지배하게 될 것이었다. 

지구의 지각 판들이 한데 모여 하나의 거대한 대륙을 형성하면서 지구의 생물 이야기는 다음전 도약을 하게 된다. 그것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단번에 증명해주는 것이었고, 대답은 물론 달걀이었다.

파충류는 양서류와 다르다. 파충류는 필요하면 물에서 떨어진 곳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파충류는 살갗이 방수되어 날씨가 뜨거워져도 몸속에 있는 물이 빠져나가지 않아 탈수될 가능성이 적다.

파충류는 또 최초로 육지에서 알을 낳을 수 있었던 생물이다. 파충류는 방수가 되는 단단한 껍질로 알을 둘러싸는 방식을 개발했고, 껍질 안에는 액막이 있어 배아를 보호하고 배아가 알을 깨고 나와 공기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자랄 때까지 필요한 영양분을 모두 준다.

최초로 알려진 파충류는 힐로노무스로 길이가 약 20센티미터였고, 노래기와 작은 곤충을 먹고 살았다. 하지만 맛있는 고기를 먹으려고 눈을 부릅뜬 초대형 잠자리들과 다른 사지동물들의 공격을 자주 받았다. 이것들 대부분이 멸종되었지만, 현대의 바다거북과 다이아몬드거북, 땅거북은 아직도 비슷한 골격을 지니고 있다.

5. 따뜻한 피의 시작

가장 성공한 종 가운데 하나는 디메트로돈이었다. 이것은 페름기 초기인 2억6천만에서 2억8천만 년 전 사이에 처음 나타났다. 길이가 3미터까지 자랐고, 이 육중한 몸을 이끌고 네 방향으로 뻗어나간 다리로 걸었으며, 긴 꼬리가 있어 뽐내며 걸을 수 있었다.

디메트로돈은 당시 가장 큰 육식동물이었다. 그러나 이 이상하게 생긴 동물이 성공을 거둔 것은 등에 달린 돛처럼 생긴 돌기 덕분이었다. 디메트로돈은 이것을 방열체로 활용해 매일 아침 누구보다도 빨리 체온을 높일 수 있었다.

피가 차가운 파충류와 양서류 같은 냉혈동물은 늘 몸이 충분히 따뜻해질 때까지 기자렸다가 활동해야 먹이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디메트로돈은 그렇지 않았다. 이것은 다른 동물들이 충전을 하고 있을때 과감하게 사냥에 나설 수 있었다. 이 태양전지판처럼 생긴 돌기는 이것이 없을 때보다 세배나 빨리 몸을 덥힐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이것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류의 특징인 따뜻한 피의 시작이었다. 이는 생물이 외부조건에 상관없이 늘 같은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따라서 그런 동물들은 밤에는 물론이고 안전하게 밖에 나갈 수만 있으면 아무 때나 사냥을 할 수 있었다. 다른 것들이 모두 완전히 충전을 하고 밖에 있을 때만 아니면 말이다.

디메트로돈은 따뜻한 피 말고도 포유류와 같은 특징이 또 있었는데, 그것은 여러 가지 유형의 치아를 가진 것이다. ‘디메트로돈’은 사실 ‘두 가지 유형의 이‘ 라는 뜻이다.

6. 페름기의 대멸종

이같이 신기한 동물들은 육지의 세계를 약 6천만 년 동안 지배했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은 2억5200만 년 전에 느닷없이 종말을 맞이했다. 생물들이 깊은 나락에 빠져 거의 다시는 소생하지 못했다. 그동안 선사시대 지구의 생물이 겪은 어떤 위협보다도 심각하고 무서운 위협이었고, 이 시기는 페름기의 대멸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지구의 땅덩어리들이 모두 충돌해 판게아라는 하나의 거대한 대륙을 형성했다. 세상의 나머지는 ‘판탈라사’라는 거대한 바다로 이루어졌다. 판게아가 형성된 결과 기후 체계와 바다의 순환이 급격히 변해 주기적으로 폭우가 쏟아지고 날씨도 많이 뜨거워지고 건조해지는 시대가 닥쳐왔다. 지표면에서 고립된 곳에 살던 종들도 이제는 다른 종들과 모두 연결되었다. 이는 디메트로돈 같은 굶주린 큰 포식자들이 이것들을 게걸스럽게 먹을 수 있다는 말이었고, 그 결과 생물의 수와 다양성이 큰 폭으로 줄었다.

대륙을 이루고 있던 거대한 땅덩어리들이 꽝 하고 충돌할 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화산의 수도 늘고 화산이 폭발하는 양상도 아주 격렬해질 거라는 것이다. 이 엄청난 화산 폭발은 지구의 환경을 황폐하게 만들어 잇따른 재난을 초래했다. 먼저 아주 유독한 재가 하늘 높이 올라가면서 해로운 먼지가 몇 마일에 이르는 땅에 두껍게 내려앉았다. 며칠 뒤에는 연기가 대기의 높은 층에 도달하면서 강한 바람에 치명적인 스모그가 지구 전체를 둘러싸 세계의 나머지 지역마저 숨 막히는 암흑시대가 되었다.

숨도 못 쉴 정도로 추운 겨울이 닥쳐 밤낮을 불문하고 일 년 내내 혹한이 계속되었고, 아마 50년 동안이나 내리 그랬을 것이다. 이윽고 재가 걷혔을 때는 모든 게 얼어붙을 정도로 추웠다가 물이 끓을 정도로 더웠다가하며 기온이 널뛰기를 했다. 대기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분출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흘러넘치자 기온이 올라가는 바람에 바다도 뜨거워져 또 다른 재앙이 발생했다.

냉각된 상태로 해저에 갇혀 있던 메탄가스가 점차 불안정해지더니 결국 수면으로 분출했다. 엄청난 양의 가스 방울이 수십억 톤의 메탄을 공기 속에 쏘아올렸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강한 온실가스인 탓에 기온은 더욱 올라갔다. 과학자들은 지구 생물의 96퍼센트가 절멸했을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을 거라고 믿는다.

7. 생물의 환경 적응

생물은 당연히 환경의 변화에 적응한다. 그러나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것들이 나타나려면 몇 세대가 걸린다. 페름기의 대멸종은 약 8만 년에 걸쳐 일어났지만, 그래도 가장 강하고 가장 잘 적응한 생물들은 그 어둠과 널뛰는 기온을 견디고 살아남았다. 그것들은 운 좋게도 그렇게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특별한 유전적 차이를 지닌 생물들이었다.

다른 것은 모두 죽었다. 그것은 지구에 절망적인 때였고,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지구의 생명 유지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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