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소동

어떻게 생명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온갖 다양한 새로운 유기체가 생기고, 그 가운데 일부는 딱딱한 껍질과 뼈, 치아가 발달해 지구 생물의 영원한 박물관인 화석이 되었을까?

1. 초기의 생명체

약 10억 년 전까지는 지구의 생물이 오직 두 가지 종류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하나는 노폐물로 메탄과 산소를 배출하는 최초의 생물인 단순한 단세포 박테리아였고, 하나는 갈수록 풍부해지는 공기 속 산소를 먹고 사는 훨씬 새롭고 복잡한 다세포 유기체였다. 

그런데 원래는 단순한 세포들이 여럿 융합해 복잡한 세포가 되면서 탄생한 이들 복잡한 생명체 안에서 작지만 중요한 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온갖 다양한 생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수십억 년 동안, 그러니까 아마도 약 10억 년 전까지는 점점 세포가 복잡해지고 정교해지기는 했어도 이들 미생물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생명체였다. 그런데 무언가가 진화의 속도에 불을 붙여 진화의 속도가 눈부실 정도로 엄청나게 빨라졌다.

생물들에 껍질과 뼈, 이가 생겨 이것들이 화석이 되어 암석에 자국을 남기기 시작한 것이 겨우 5억4500만 년 전부터라, 그 전에는 생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말해주는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탓이다.

그런데 생물이 화석을 남기기 전에 유성생식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복제를 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생물이 진화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2. 세포의 복제와 유성생식

세포들이 처음 자신을 복제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복제된 세포들이 대부분 자신의 부모와 똑같았다. 어쩌다 복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만 복제된 세포가 부모가 달랐다. 오류는 좋은 것일 수도 있었고 나쁜 것일 수도 있었을 것이며, 좋은 것일 때는 새끼 세포가 살아남고 나쁜 것일 때는 아마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성 생식이 일어나면 언제나 새끼 세포가 부모 세포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부모는 둘인데, 하나는 수컷이고 하나는 암컷이며, 이 둘의 유전자가 합쳐져서 둘의 것을 조금씩 가진 새로운 존재가 만들어진다.

이는 곧 새로운 세포는 늘 이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전자 정보를 갖게 된다는 말이며, 이렇게 되면 지구 생물의 다양성이 크게 증가된다. 물론 새끼 세포의 유전자 정보가 기본적으로는 부모 세대의 유전자 정보가 섞인 것이라 새끼가 부모로부터 어떤 특징을 물려받을 수는 있다. 

좋은 오류가 부모 가운데 한쪽이나 양쪽으로부터 새끼에게 전달되어 새끼가 번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나쁜 오류 역시 부모로부터 유전되거나 새끼 자신에게 생길 수 있어, 이런 경우에는 대개 새끼가 죽어 없어져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 지구에 남은 생명체들이 더욱 강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3. 유전 법칙

유성 생식은 생물의 다양성이 아주 빠르게 증가하도록 도와, 유성 생식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걸렸을 세대보다 훨씬 적은 세대 만에 지구의 생물이 지구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생명체가 진화해 아주 단순한 미생물이 되는 데 25억 년이 걸렸는데, 그것이 완전히 달라져 어류와 양서류, 파충류에서 풀과 나무, 새, 포유류, 인간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은 25억 년의 반도 안 되었다.

그레고르 멘델은 수도사로 1822년에 태어나 생애의 대부분을 자연에 파묻혀 살았고, 특히 그가 연구하면서 즐겨 찾던 수도원의 식물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종류가 다른 완두콩이 수천 종이나 자라는 것에 매료되었고 이 식물원에서 그런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멘델 수도사를 자극한 것은 이 조금씩 다른 식물들의 씨가 싹이 터서 자랄 때 그 식물들의 차이 또는 특성이 대개는 다음 세대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이었다. 새싹들은 부모 식물로부터 어떤 특징을 물려받았다. 

멘델은 1865년에 <식물 교배 실험>이라는 논문에서 이런 유전 개념을 기술하고, 어떻게 유성 생식을 통해 살아 있는 생물의 특징들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가지 유전 법칙을 찾아냈다. 그러나 1884년에 죽을때까지 자신의 연구로 전혀 유명해지지 않았다. 

4. 화석의 발견

1946년 아주 오래된 땅을 연구하다가 표면에 얕게 톱니 모양이 나 있는, 이상하게 생긴 암석을 발견했다. 이것은 평범한 암석이 아니라 시간과 자연의 힘이 새겨놓은 이상하고 기괴하고 놀라운 형상들이 확인되는 화석들이었다.

이것들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다세포 생물 화석이다. 작은 바다 딱정벌레처럼 보이는 것에서부터 납작하고 마디가 있으며 길이가 1미터까지 자랄 수 있는 것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수생 생물을 보여준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생물 가운데 이 시대의 것으로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100가지가 넘으며, 이것들은 러시아와 아프리카 서남부, 캐나다 북서부를 비롯해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지구상의 생물이 약 6억 년 전에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작은 박테리아의 수준을 넘어서서 크고 작은 새로운 형태의 생물로 진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는 해저에서 빈둥거리며 지나가는 미생물을 모조리 먹어치우는 투명한 젤리같은 얼룩덜룩한 생물도 있었고, 헤엄을 치거나 먹이를 사냥할 때 쓰는 작은 다리가 있는 것들도 있었다.

이러한 발견은 이것들이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이 시대의 이름을 지었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다. 에디아카라기에는 생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아주 색다른 것으로 변했다. 이 발견이 굉장했던 것은 이 화석들이 아주 오래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5. 캄브리아기 생물화석

하지만 이 발견도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곧 나타나게 될 생물의 양과 다양성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캄브리아기는 5억4200만년 전부터 4억8800만 년 전까지 5400만 년 동안 지속되었다. 이때 처음 비로소 5억 년 전에는 지구상의 생물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주는 완전하고 분명한 그림이 나타났다. 화석 기록이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화석은 조사하는 사람이 지구상에 어떤 종류의 생물이 살았는지를 밝히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1909년 화석 수집가 월컷은 높기로 유명한 캐나다 로키 산맥을 걸어가다가 그의 노새가 미끄러지면서 말굽이 벗겨져 흑색 셰일이라고 하는 반짝이는 암석 위로 굴러갔다.

흑색 셰일은 진흙과 찰흙이 단단하게 굳어서 만들어진 암석으로, 대개는 어떤 자국도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로 아주 검다. 그런데 마침 햇볕이 수직으로 내리쬐어 무척 이상한 형태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것은 납작한 은색 화석이 줄지어 있는 완벽하게 보존된 캄브리아기 생물이었다. 

약 5억500만 년 전에 산비탈이 무너져 생물들이 질식해 즉사했는데 무너진 흙더미가 타임캡슐처럼 이것들을 영원히 묻어버린 것이었다. 월컷의 발견은 그때까지 발견된 가장 풍부한 화석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는 결국 화석을 6만 점 넘게 수집했고, 그것들은 정말 다양하고 신기했다.

판 구조 이론

어떻게 지구의 판 구조와 초기 생물의 진화 과정이 힘을 합쳐 새로운 복잡한 생물이 출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을까?

1. 물의 순환

지구의 역사에서 이 시기에 인간의 호흡 계통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게 작동하는 지구의 생명 유지 장치가 나타났다. 만일 이러한 장치가 없었다면 20억 년 전의 박테리아가 식물과 동물, 인간으로 진화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지금도 자연의 생명 유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생물이 금방 죽어버릴 것이다.

지구의 생명 유지 장치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고 가장 단순한 것은 아주 잘 알려진 것은 , 바로 물의 순환이다. 태양이 지표면에 내리쬐면 바다가 따뜻해져 바닫물의 일부가 증발해 수증기가 된다. 수증기는 공기 속으로 들어가면 차가워져 구름이 되고, 구름은 바람 다는 대로 지구 위를 떠돌다가 결국 비가 되어 어디론가 떨어진다.

아주 단순해 보이는 이러한 과정의 이면에는 지구와 지구에 사는 생물이 약 37억 년 전에서 20억 년 전 사이에 맺은 중요한 파트너십이 있다. 비가 내리려면 구름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증기 분자는 방울방울 맺힐 수 있는 어떤 종류의 표면, 또는 씨앗이 있을 때만 응결되어 물로 돌아갈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초기 박테리아들이 만들어낸 배기가스는 수증기가 물로 돌아가 비가 될 수 있는 완벽한 표면을 제공했다. 박테리아는 이렇게 구름의 씨앗이 되어 자연이 자연의 가장 중요한 생명 유지 장치 가운데 하나를 작동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하늘을 덮은 구름은 태양의 따가운 햇살 중 많은 부분을 되쏘아 우주로 보내는 반사경 구실을 한다. 그래서 지구를 식히는 데도 도움이 되어, 지구 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을 크게 향상시킨다. 이것은 마치 우리의 피가 흐르면서 살아 있는 세포가 만들어내는 노폐물을 제거하듯이 바다도 독을 제거하는 것 같다.

물론 얕은 함초와 해안, 해변이 많을수록 소금은 바다에서 더 많이 제거된다. 이런 석회질 암초의 무게가 엄청나게 무거워져 지각이 내려앉으면서 휘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완전히 찌부러져 지표면 아래 있는 용암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섭입으로 알려진 현상이다. 이러한 과정은 바닷물의 소금 농도를 더욱 낮추었다. 이것이 ‘판 구조 이론‘이라는 것이다.

2. 지각의 이동

지각은 지하에 있는 뜨거운 용암의 바다에 거대한 뗏목처럼 떠 있는 여러 개의 판으로 쪼개져 있으며, 이 판들은 느리게 움직이는 범퍼 카처럼 끊임없이 움직인다. 판들은 저마다 서로 떨어져서 표류하기도 하지만 서로 부딪히기도 한다. 판이 충돌하면 하늘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산맥이 만들어진다. 

판이 서로 떨어지면 바다 밑에 거대한 해저 산맥이 생긴다. 지구의 암석층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면 지각 판이 움직여 엄청난 지진과 화산 폭발, 해일이 일어나고 뜨거운 간헐천이 생긴다. 지각이 여러 개의 판으로 쪼개져 마치 거대한 퍼즐 조각처럼 움직이면서 염전으로 쓸 수 있는 해안과 해변의 수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 같은 과정은 증발된 바다 소금이 산맥 아래 깊숙이 저장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날 유럽의 알프스 산맥과 히말라야 산맥에는 소금이 수백만 톤 묻혀 있다. 판이 계속 움직이는 한 산더미 같은 소금이 늘 암석층 아래 안전하게 묻혀 있을 것이므로 바닷물의 소금 농도가 낮게 유지되어 생명이 계속 번성할 수 있을 것이다.

판 구조론은 알프레트 베게너라는 독일 과학자가 처음 발견했다. 1912년 판 구조론에 관해 쓴 그는 여러 대륙에서 동일한 초기 동물의 화석을 발견한 뒤에 그런 놀라운 생각을 해냈다. 이 옛날 옛적에 존재했던 동물들 사이에 수천 마일에 이르는 드넓은 바다가 가로놓여 있었지만, 그때까지는 아무도 이 헤엄도 못 치는 동물들이 어떻게 세계의 모든 대륙에 갈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베게너는 아마도 옛날에는 대륙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고 거대한 톱니처럼 서로 맞물려 있었을 거라는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의 생각은 그가 자신의 이론을 수정해서 발표한 1920년대에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과학자들이 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거대한 땅 덩어리들이 사실은 지구의 역사에서 몇 번이나 서로 하나가 되었다가 서로 떨어져서 표류하기를 반복했다고 보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에 이르러서였다.

이 거대한 땅덩어리들은 지금도 계속 움직이고 있다. 유럽과 아메리카는 해마다 약 5센티미터씩 간격이 멀어지고 있다.

3. 대륙의 충돌

수십억 년 동안 지구의 지각 판은 지구 핵의 엄청나게 뜨거운 열에 녹은 암석층인 지구의 맨틀에 떠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산을 만들고 산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거대한 힘을 제공했다. 

하지만 대륙이 얼마나 자주 충돌해 하나의 거대한 대륙을 형성했다가 다시 쪼개져 따로따로 분리된 땅 덩어리가 되었는지는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 그러나 지구의 역사에서 적어도 세 번은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으며, 최초의 거대한 대륙인 콜롬비아는 약 15억 년 전에 형성되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크라이오제니아기라고 하는 지질 시대에는 지구의 대륙이 마치 적도에 두른 끈 위에 놓여 있는 것처럼 배열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땅덩어리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에 모여 있으니 지각이 어느 때보다도 열대우림 기후에 많이 노출되어, 엄청나게 많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물에 녹아 탄산으로 변해서 바다로 씻겨 내려갔다.

공기 속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양이 줄어들자 기온이 뚝 떨어졌고, 지구는 급속 냉동 상태에 빠졌다. 어떤 과학자들은 이로 인해 지구의 표면이 대부분 거대한 빙상에 덮여 지구가 거대한 눈덩어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각이 계속 움직이자 화산 활동이 일어나 대기의 온실가스 공급향을 채워 수백만년 동안의 끔직한 추위가 물러가고 지구가 다시 따뜻해져 지구의 생명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었다.

4. 지구의 생명 유지 과정

수십억 년 동안 이런 지각 구조의 순환은 아주 느린 동작으로 지구의 표면을 휘저어놓아, 기후 패턴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위험한 소금과 광물을 묻고, 하나의 거대한 대륙을 만들었다 부수었다 하면서 지각을 은박지처럼 구겨놓았다.

지구의 생명 유지 과정은 대기의 조성에서부터 지구의 기온과 바닷물의 염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생명이 번성할 수 있도록 유지해놓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대단하다. 만일 그런 장치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아는 복잡한 생물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생명의 탄생

어떻게 충돌과 폭격, 화산이 잇따라 어린 지구의 뜨겁고 생명 없는 지각을 강타하고, 어떻게 화학물질이 복제를 해 미생물로 변하기 시작했을까?

1. 생명의 기원

150년 이상 과학자들은 어떻게 생명에 불리한 원시 지구에서 발견된 이런저런 ‘원시’ 물질 같은 것에서 생명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를 실제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 불가능했고 생명의 기원에 관해 합의된 의견에 이를 수 없었다.

당시는 프랑스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살아 있는 것이 들어 있지 않은 물질은 아무리 그냥 놓아두어도 생명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지도 거의 100년이 지난 뒤였다. 곧 생명이 없는 척박한 땅에서는 가장 단순한 생명체도 저절로 나타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아마도 성경에 쓰인 대로 생명이 어떤 거룩한 창조자, 즉 신의 손에 의해 창조되었을 거라고 믿었다. 이들은 신의 능력은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과학적 조사 방법으로는 결코 생명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생명이 외계에서 왔다고 생각했다. 우주는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넓고, 따라서 저기 어딘가에 틀림없이 또 다른 지적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없을 리 없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지구의 생명이 수십억 년 전에 지구 밖에 있는 생명체가 실험삼아 뿌린 씨가 결실을 맺은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2. 생명의 탄생

유리는 과학이 언젠가는 해답을 찾아낼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생명을 만들 때 필요한 아미노산이라는 화학물질이 어떻게 원시 지구에서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를 보여줄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는 또 오랜 시간동안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아주 단순한 생명체가 자연스럽게 또는 불가피하게 발달해 오늘날 우리가 아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세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유리의 강의를 들은 학생 밀러는 강의가 끝나자 유리를 찾아가 아주 많은 이야기 끝에 유리를 설득해 실험실에서 이런저런 화학 물질을 섞은 것을 가지고 생명을 만들어내는 실험을 함께하기로 했다. 

먼저 정교한 장치에 대부분 화산이 폭발했을 때 분출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수소와 메탄, 암모니아 같은 가스를 포함해 원시 지구에 존재했을 거라고 믿어지는 물질을 모두 집어넣을 계획이었다. 그리고 끓는 물이 든 플라스크와 연결된 관을 통해 이 병에 수증기를 집어넣고, 전기봉을 통해 강력한 전류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흘려보내 원시 지구에 흔했던 강력한 번개를 재현했다.

그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날 밤 실험실을 떠나는 밀러는 자신의 노력에 대해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실험실에 오니 플라스크에 있는 물이 연한 붉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이는 곧 어떤 종류의 화학 반응이 일어났다는 뜻이었다. 이제 물에는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었다

아미노산은 생명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성분으로, 모든 식물과 동물이 살아 있는 세포를 만들 때 쓰는 물질이다. 유리와 밀러는 생지옥 같았던 지구에서 생명이 우연히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3. 혜성의 대폭격

학자들은 환경의 변화가 우리 조상들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오래전 밀러와 유리의 실험은 지구에서 생명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전기가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원시 지구에 정확히 어떤 화학물질이 얼마나 존재했는지를 두고 여러 가지 이론이 나오면서 화학물질의 혼합물도 조금씩 달라졌지만, 실험은 그 뒤에도 여러 번 반복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실험실에서 생명이 없는 화학물질로부터 살아 있는 세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어떤 과학자들은 생명이 지구의 초기 역사에서 일어난 또 다른 극적인 사건 덕분에 발생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혜성의 ‘대폭격’으로 알려진 것이 생명의 씨앗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것은 약 37억 년 전에 거대한 붉은 행성인 목성 근처 어딘가에서 시작되었다. 

1687년에 영국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지만 물체가 클수록 끌어당기는 힘도 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목성은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다. 그 안에 지구가 약 1300개나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 결과 목성은 끌어당기는 힘이 아주 강하다. 어쩌면 지구의 생명이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행성들이 형성된 뒤에도 태양계에는 작은 암석들이 무수히 많이 남아 있었다. 약 27억 년 전에는 그 가운데 특히 많은 암석이 목성의 어마어마한 중력에 이끌려 결국 목성 근처에서 태양의 주위를 돌게 되었다. 태양계는 불안정해 목성과 토성, 혜왕성 같은 큰 행성들이 궤도에서 벗어날 때 큰 행성들의 중력이 이 작은 혜성들과 소행성들을 축구공 차듯이 차는 바람에 태양계 전체가 폭격을 맞았다.

그 가운데 일부는 지구로 향했고, 마치 이상하게 생긴 대포알이 우수수 떨어지듯 지구에 떨어졌다.관찰 결과 수집된 증거는 생명을 만드는 아미노산이 그와 비슷한 혜성 안에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곧 지구의 생명이 무에서 느닷없이 생긴 것이 아닌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4. 세포의 번식

수많은 혜성들은 초기 지구를 들이받기 바로 몇 초 전에 녹기 시작했다. 지구의 대기와 마찰해 열이 발생하면서 혜성의 얼음이 녹기 시작한 것이다. 혜성 수백만 개가 저마다 길게 구부러진 꼬리가 달린 듯 뜨거운 증기를 내뿜으며 마치 수많은 눈던이처럼 지구로 급강하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을 것이다.

증기는 응결되어 물이 되었고, 비가 내렸다. 그것도 너무 많이 내려, 어떤 전문가들은 우리의 호수와 강, 바다에 있는 물이 대부분 수십억 년 전에 지구에 떨어진 혜성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고 믿는다.

살아 있는 세포가 신기한 것은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세포는 싹이 트거나 자식을 낳아 자신을 복제할 수 있다. 단세포는 대게 오늘날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그렇듯이, 자신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냈지만, 때로 복제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돌연변이 세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번식할 수 있는 능력은 생명으로 알려진 우주에 있는 다른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든다. 효모는 그럴 수 있고, 곰팡이도 그럴 수 있고, 박테리아도 그럴 수 있다. 무언가가 이들 물질을 자극해 복제를 시작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 일어난 모든 것이 지구 생명의 역사다.

5. 바다의 탄생

우수수 떨어지던 혜성의 빗줄기가 잦아들자 녹아 있던 용암이 딱딱한 지면으로 바뀔 정도로 지구 표면이 식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물은 초기 바다를 이루었고, 이것이 지표면을 더욱 식혔다. 지각 밑에 갇혀 있던 용암과 쉭쉭거리던 가스도 말 그대로 열기를 토할 필요가 있었다. 사방에서 화산이 분출했다. 산더미같이 거대한 불구덩이가 지구 전체에서 뜨거운 용암과 가스를 토해냈고, 계속 분출된 가스가 초기 대기를 형성했다.

초기 대기에는 질소와 메탄, 암모니아, 산소, 이산화탄소가 들어 있었고, 이것들이 바로 밀러와 유리가 생명의 재료를 섞을 때 쓴 기본 재료다. 산소는 지구의 대기로 분출해, 우리의 태양과 태양계를 형성한 대폭발이 남긴 다른 가스와 결합했다. 수소였다.

두 가스는 결합해 더 많은 물을 만들어냈고, 혜성에 의해 시작된 홍수가 갈수록 커져 마침내 물이 거의 지구 표면의 70퍼센트를 덮었다. 단세포 생물체의 또 한 유형은 아마 먹이가 부족할 때 복제 시스템이 오류가 생겨 실수로 태어났을 것이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원에 의지해 살 수 있도록 적응되었다. 햇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분해해 식량을 만든 것이다.

이 간단하지만 기발한 양분 섭취과정이 우리가 지금 광합성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메탄 생성 미생물과 달리 이런 시아노 박테리아는 물속에 비치는 햇빛에 기대어 살 수 있을 정도로 해수면과 가까운 곳에서 살 필요가 있었다. 이들의 광합성은 지구의 대기를 변화시켰다. 광합성을 하면 폐기물로 산소가 나오기 때문이다. 수십억 년 동안 시아노 박테리아는 이 잉여 생산물을 배출해 공기 중 산소의 농도가 계속 높아졌다.

6. 풍부한 산소

시아노 박테리아는 공기 속 이산화탄소를 먹어치움으로써 엄청나게 더운 지구의 기온을 떨어뜨리는 데도 기여했다. 이 열을 흡수해 간직하는 ‘온실’ 가스가 줄자 기온이 떨어졌다. 기온의 하락은 생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단세포 박테리아가 융합해 복잡하고 정교한 생물로 자라기 시작했다

약 20먹 년 전에 자연계에 또 한 번 돌연변이가 일어나 단세포 박테리아가 산소가 풍부한 대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산소에는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주는 속성이 있고, 따라서 호흡이라고 하는 그러한 과정은 다른 생활방식보다도 열배나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었다. 머지않아 바다에는 바다에 녹아 있는 산소를 먹고사는 아주 에너지 넘치는 세포들로 가득 찼다.

이 세포들은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았지만 어찌나 기운이 팔팔했던지, 어떤 것들은 자기보다 큰 다른 세포 속으로 뚫고 들어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작은 세포는 큰 세포의 노폐물로 먹고, 큰 세포는 작은 세포가 호흡을 해서 만들어내는 잉여 에너지를 이용했다. ‘세포 내 공생‘이라고 부르는 이런 협력 관계를 통해 큰 세포들은 이제 갈수록 산소가 많이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채비를 더 단단히 할 수 있었다.

미토콘드리아라고 부르는 부분은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었다. 엽록체라고 부르는 부분은 세포에 해로운 노폐물을 제거하는 선수가 되었다. 또 다른 부분은 무에서 똑같은 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저장해두는 일을 했다. 이것을 유전자라고 부르며, 유전자는 세포에서 핵이라고 부르는 부분에 살며, 디옥시리보핵산 또는 DNA라고 부르는 화합물로 만들어졌다.

이 에너지 많은 복잡한 세포들 가운데 일부가 또 다른 살아 있는 박테리아를 통째로 꿀꺽 삼키면 훨씬 풍부한 새로운 식량원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세계 최초의 입은 이도 없는 아주 작은 구멍에 불과했지만, 이것은 생물들 사이에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강력한 관계를 낳았다. 생물들은 이제 재빨리 진화해 잡아먹히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거나 더 나은 공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무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적같이 생명이 출현할 조짐은 이미 복잡한 박테리아의 형태로 나타났지만, 물고기와 동물, 풀과 나무가 처음 모습을 나타내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했다.

지구의 탄생

우주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한 점에서 시작되었고, 과학자들은 즐겨 그것을 ‘특이점’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겁고 밀도가 높은 점이 어찌나 뜨겁고 안에 갇힌 모든 에너지의 압력이 어찌나 컸던지, 약 137억 년 전에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났다.

1. 137억년 전의 폭발

이것은 결코 평범한 폭발이 아니었다. 아주 어마어마했다. 지금까지 일어난 폭발 가운데 가장 큰 폭발이었고, 그것이 우리가 지금 빅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폭발이 일어나면서 조금 어질러진 것이 아니라 어찌나 많이 어질러졌는지, 사방으로 수십억 마일이나 어질러졌다.

몇 백만 분의 1초 사이에 우주가 팽창해, 눈에 보이지 안흘 정도로 작은 먼지 같은 점이었던 것이 지구와 해, 달, 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을 포함해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 되었다.

큰비가 내리고 천둥과 번개가 치면 그 소리와 빛이 오랫동안 주변의 산과 계곡에 반사되어 반향을 일으키며, 때로는 그러한 반향이 1분 이상 계속되기도 한다. 빅뱅은 상상을 초원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폭발이었고, 따라서 과학자들은 지금도 그 반향을 탐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 은하수의 생성

그런데 설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점이 폭발해 우리의 우주가 탄생했다는 말을 받아들이더라도 왜 과학자들은 그것이 137억 년 전에 일어났다고 믿을까? 과학자들은 현대 망원경을 이용해 허블이 관찰한 것을 토대로 은하들이 밖으로 퍼져나가는 실제 속도를 계산해낼 수 있었다. 이러한 자료가 있으면 거꾸로 추산해 이것들이 얼마 전에 모두 한 곳에 있었는지를 계산해낼 수 있다.

그런데 빅뱅이 일어난 직후에는 더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빅뱅으로 우주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에너지가 방출되었다. 그것은 먼저 인력으로 전환했다. 인력이란 우주에 있는 모든 것이 서로 들러붙고 싶게 만드는 일종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접착제다. 그 다음에는 엄청나게 방출된 어너지가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늘 정도로 아주 작은 레고 블록같은 벽돌을 수없이 만들어냈다.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것은 빅뱅이 일어나고 몇 백만 분의 1초 사이에 생긴 수많은 입자들로 이루어졌다.

그러부터 약 30만 년 뒤에는 우주의 온도가 식으면서 그런 입자들이 서로 들러붙어 우리가 원자라고 부르는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지나자 인력이라는 접착제의 도움으로 원자들이 서로 모여 아주 뜨거운 먼지로 이루어진 어마어마하게 큰 구름을 만들어냈다.

이런 구름들에서 최초의 이 나왔고, 이런 별들은 빅뱅이 남긴 에너지로 충만한 거대한 불덩어리였다. 인력은 다시 이런 별들이 모이도록 해, 크기와 모양이 여러 가지인 별의 무리가 생겼다. 우리는 이런 별의 무리를 은하라고 부른다. 우리 은하인 은하수는 빅뱅이 일어나고 약 1억 년이 지난 뒤에 형성되어 시속 약 50만 마일이라는 현기증 나는 속도로 빙글빙글 돈다.

3. 태양의 생성

우리의 태양은 아주 새로운 별이다. 과학자들은 태양이 별 하나 또는 여러 개가 자신의 인력에 의해 쪼그라들었다가 폭발하면서 불타고 남은 잔해인 가스와 먼지에서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거대한 폭발을 초신성 폭발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지금도 우주에서 꽤 흔히 발행하는 현상이다. 초신성은 새로운 별이 계속 태어나는 데 필요한 물질을 모두 남기며, 그것은 주로 가스와 별 부스러기다.

우리 태양은 약 46억 년 전에 별들이 불타면서 남긴 가스와 먼지 구름이 수축해 불타오르면서 형성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태양의 나이가 우주 나이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셈이다. 이는 또 우리에게는 태양이 비교적 젊은 별이라는 말이기도 하다.최초의 별들은 생명을 부양할 수 있는 지구처럼 자기 주위를 도는 행성을 결코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1세대 별들은 수소와 헬륨 같은 단순한 가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초신성은 아주 어마어마한 힘으로 폭발했기 때문에 원자들이 충돌해 수소와 헬륨보다 무겁고 유용한 건축재료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생명체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철과 산고, 탄소 같은 원소를 함유한 지구처럼 단단한 생성을 만들기에 좋은 건축 재료를 말이다.

4. 태양계의 구조

오랫동안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우리의 태양계가 우리 은하의 나선 팔 가운데 하나인 오리온 팔에 있고, 현재 우리 은하에서 성기고 외로운 부분인 로컬 버블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 이웃에는 다른 별들이 얼마 없으며, 천문학자들은 애정을 담아 이 구역을 로컬 플러프라고 부른다.

태양계에는 우리 별 태양의 주위를 도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행성들인데, 이 커다란 공처럼 생긴 암석과 가스 덩어리는 태양과 마찬가지로 별들이 불타면서 남긴 먼지와 가스 구름으로부터 태양과 함께 생성되었다. 어쩌면 태양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는 행성이 스물다섯 개나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가운데 가스로 가득 찬 행성들은 태양으로부터 멀리 달아나는 경향이 있어, 거대한 가스 덩어리인 목성과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되었다. 태양의 뜨거운 열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무겁고 유용한 건축 재료를 가진 암석 행성들은 수성과 금성, 지구, 화성이 되었고, 수성과 금성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있다 하여 내행성이라고 부른다.

수백만 년 동안 이 거대한 행성들은 태양의 주위를 돌며 뒤뚱거리기도 하고 옆길로 새기도 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태양계에서 안정된 궤도를 찾으려고 했다. 초기 태양계는 아주 험악한 곳이었고, 따라서 결코 생명체가 살기에 좋은 곳이 아니었다. 아주 뜨거운 용광로 같은 태양으로부터 아주 높은 전자를 띤 입자들이 아주 날카로운 비수처럼 우수수 떨어졌다. 이것은 ‘태양풍‘으로 아주 날카로웠다.

5. 대기의 형성

지구는 지옥 같았다. 반쯤 녹은 끈적끈적한 용암이 지각을 이루고 지표면 전체에서 뜨거운 당밀처럼 부글부글 끓었다. 굳은 땅도 없고, 물도 없고, 당연히 생명체도 없었다. 불안정한 지구는 하루가 약 4시간밖에 안 될 정도로 빠르게 지축을 중심으로 회전했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우연히 젊은 행성 두 개가 같은 뒈도에서 다른 속도로 태양의 주위를 돌았을 거라고 믿는다. 하나는 지구였고, 하나는 테이아라는 젊은 행성이었다. 태양이 밝게 빛나기 시작한 지 5천만 년쯤 되었을 때 이 갓 생겨난 두 행성이 보기 좋게 서로 들이받았다. 

충돌이 일어나자 화산 수천 개가 폭발했다. 지구의 핵에 갇혀 있던 엄청난 양의 가스가 표면을 뚫고 분출했고, 이것이 지구의 초기 대기를 형성했다. 테이아도 겉 부분이 수십억 개의 작은 조각이 되어 날아갔다. 여기저기에 부스러기가 날아다녔고, 뜨거운 먼지와 암석, 화강암이 엄청나게 두꺼운 충을 이루어 지구를 이불처럼 감쌌다. 지구의 중력이라는 덫에 걸려 지구를 둘러싼 이 파편들은 공중에서 소용돌이치며 모든 것을 암흑 속에 몰아넣었다.

몇 달 동안이나 가장 밝은 햇빛도 한때 테이아 행성이었던 이 두꺼운 먼지 층을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 테이아의 핵을 이루었던 무거운, 융해된 철은 지구의 중심에 수렴되며 엄청난 충격파를 낳아 두 행성의 핵이 하나의 단단한 금속 덩어리가 되었고, 수천 도나 될 정도로 뜨거웠던 이 덩어리는 엄청난 충돌로 짜부라진 지구 한가운데로 깊이 가라앉았다.

6. 달의 탄생

이 엄청난 충돌이 일어난 것이 지구의 생명에는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금속으로 된 지구의 핵은 자기장이라는 방패를 만들어 아주 치명적 영향을 끼치는 태양풍이 지구의 표면에 이르지 못하고 비켜가도록 했다. 이 방패는 또 태양풍이 물을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로 쪼개는 것도 막아, 그렇지 않았으면 허공에 흩어졌을 지구의 중요한 양식을 보존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만일 이 자기장이라는 방패가 없었다면 지구에는 결코 생명이 나타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화성이나 금성처럼 철로 된 핵이 없는 다른 행성들은 아무래도 생명을 창조하지 못한 것 같다.

오늘날 지구에 테이아와 충돌했다는 물리적 증거, 즉 크에이터가 없는 것은 어찌나 세게 충돌했던지 겉 부분에 있던 것들은 모두 산산조각이 나거나 폭발해 우주로 날아가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중력이라는 접착제 덕분에 지구를 둘러쌌던 먼지와 화강암이 곧 다시 뭉쳐 아주 커다란 먼지 덩어리가 되었다. 그 후 1년이 안 되었을 때 밝고 커다란, 수정같은 이 생겼다.

달은 곧 지구를 안정시키는 아주 중요한 효과를 낳았다. 달의 중력이 지구가 테이아와 충돌한 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던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늦추는 데도 도움을 주어, 아주 오랜 세월이 니나는 동안 지구의 하루는 4시간에서 24시간이 되었다.

우리의 지구와 달은 마치 서로 흔들이지 않도록 손을 꼭 잡고 얼굴을 마주보며 아이스링크를 도는 멋진 스케이트 선수들처럼 수십억 년 동안 서로 손잡고 태양의 주위를 돌며 춤을 추었다.